오메가버스


후회공,일편단심수


츠키시마 임신수 주의 !









 

  이럴 땐 무시가 답인 듯하다. 흠 뭐 팬클럽 같은 것도 있구나 저사람 눈에 띄긴 하네 라고 넘겼다. 흑발에 키가 큰 남자 배구선수가 한둘도 아니고 그저 자꾸만 눈이 ..ㄴ..눈이.좀 가는것 같은데.. 사실 선수에 대해선 아는 게 별로 없어서 형에게 몇 번 물어보고선 좀 미안해져서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기곤 했다.


그저 몇 번 바라 보는 걸로 만족하는 츠키시마에게 형이 갸륵하게도 선물을 준비했다.


 전광판에 이벤트 알림종료 벨이 울린다. 그리고는 선수들 몇 명이 나와 제비뽑기를 하듯 상자에서 번호를 뽑아 사회자가 번호를 불러준다. 불리어진 번호표를 가진 사람들의 좋아라하는 모습이 전광판에 크게 찍혀 나온다. 가끔 가다하는 이벤트인데 츠키시마는 신경을 껏다. 자신은 어차피 번호표 같은 건 받지않..


“ 마지막 추첨 번호는 ..00000! 입니다 오늘도 많은 성원..”


응? 왜... 아니왜 형이 기뻐하고 날 껴안는건데..? 그게 왜 지금 전광판에 나오는건데..? 으????응???

나 진득한 설명이 좀 필요 할 것 같아 형..


“ 케이 - 케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 같 길래 처음으로 해 본건데 될 줄이야 그것도 케이 핸드폰 번호로 했다구 케이이- ”


 츠키시마 케이는 오늘 자신이 케이임을 부정했다. 이거 본인확인 하고 해야 한다구 케이이 하는 통에 이거 날릴 셈이야? 케이이- 하면서 자신을 부르는 통에 어쩐지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는 츠키시마였다. 젠장 오늘은 운수가 좋더라니 !!!!


 형이 당첨된 이벤트는 선수와 함께 촬영 이벤트라나 돌아가면서 사진을 찍는다는데 코트위에서.. 코트..?! 사실 츠키시마는 쿠로오가의 보호아닌 보호로 오메가라는 이유로 체육시설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했었다. 심지어 학교 체육시간에도 제외될 정도이니..


‘코트라니 체육관아래로 내려가도 된다는거야? 정말로?’


츠키시마는 평소답지 않게 두근거렸다. 아니 좀 많이 설레 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캐치한 형의 뿌듯한 미소가 보였다. 솔직히 자기도 될 지 몰랐고 신분확인을 한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게 대수인가 동생이 이리 좋아하는데 한번쯤 체육관바닥 밟는다고 닳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한발 한발 내딛을 때마다 느껴지는 생경한 느낌에 조심스러워졌다.


‘생각보다 딱딱 붙는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하호호 웃으며 사진찍는 사람들 뒤로 마치 해서는 안될짓을 한 똥개마냥 잔뜩 굳은 츠키시마는 단연 잘보였다. 노란대다가 키도 크고 마르고 누가보면 미소년이랄지도 모르는 그런 소년이 잔뜩 굳어있으니 눈에 띈 것이다.


자기 차례가 다가오면서 심장의 두근거림이 더욱더 심해졌다. 으으 안되는데 하면서도 자꾸만 조절이 되지 않았다. 이는 의도치 않게 오메가의 페로몬을 발산하게 되었지만 미미한 수준이라 형조차도 느끼지 못했었다. 하지만 우성알파라면? 충분히 느낄만한 그 정도의 향이었다.


“ 자자 웃으세요 웃어요 ~ 많이 떨려요? 이 친구 정말 좋아하나보네 ”


물론 배구를 좋아한다고 한 것이겠지만 지금 자신이 눈여겨 보고 있던 선수와 살갗을 맡대고 있다구요!!! 숨이 숨이 !! 벅차오를 지경인데 .. 들키지 않으려고 했더니 표정이 돌부처마냥 굳어버린 것이었다.


‘ 흠? 얘 제법 좋은 향이나잖아 달달한 흠’


이라고 츠키시마가 눈여겨본 선수인 쿠로오 테츠로가 처음으로 그를 보고 한 생각이었다. 노란머리에 하얀 피부.. 좋은 향..까지 그의 취향인 모습에 쿠로오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하지만 별 대수롭지 않게 팬대하듯 어깨를 감싸 안았다. 자 치즈 - 하면서 장난스럽게 브이를 하는 모습이다.


‘ ㄱ..가가깝.. 이 사람 가까운데도 꽤 좋은.. 냄새.. 운동 후인데도 ..?’


츠키시마도 우성이기에 경기 후 흥분 후에 남은 잔잔한 향을 알아차린 것이다. 조금 신기하다고 여겼다. 폴라로이드로 찍은 사진을 직접 받아서 인사를 하고 각자 헤어지는데 조금 섭섭한 정도랄까..


총총총 뒤도 보지 않고 뛰어가는 것까지 제 취향이라 쿠로오의 구미가 당겼지만 뭐 그정도 뿐이었다.


하지만 그 뒤에서 츠키시마를 보고 있는 형은 날카로운 시선이었다. 케이가 이 모습을 봤다면 자기 형인지도 못 알아볼 정도로 날카로웠다. 우선 운동 선수들은 알파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 페로몬 때문에 기분

이 상한 걸까 했지만 또렷하게 한 곳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길 하필이면 쿠로오 테츠로라니 젠장맞을 젠장’


이 역사를 만들어준 장본인 츠키시마의 형 아키테루는 분개했다. 사진을 소중히 안고 나오는 제가 아끼는 동생에게는 가르쳐 주지 않을 거였다. 그가 너의 정략결혼 상대라고 절대로..!감히 내 동생을...!!


흥칫뿡




  입술이 꿈틀거렸다. 뭔가 행복한거 같기도 좋은거 같기도 한 츠키시마였다. 나와서 형을 만나 집을 가는 길에도 계속 뭔가 간질간질한 기분이었다.


“ 형.. ”


...


“형?? ”


잠시 아까 전의 여파로 다른 생각을 하는 듯 했다. 그리곤 다시 따듯한 형 모드로 돌아왔다.


“ㅇ..아 응 케이- 무슨 일 일까? 케이가- ”


“ㄱ..ㄱ.그게 형.. ㄱ..고..고.. (고마워)”


아주 작은 목소리였지만 충분히 들었다. 형은 동생보다 키는 작았지만 손을 올려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렸을 땐 잘 쓰다듬어줬던 거 같은데 벌써 이렇게 큰 건가 하고 생각하니 코가 찡해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까지 케이가 말하는데.. 사진을 뺏는다던가.. 하려했던 생각이 싹 지워졌다.


츠키시마는 형이 쓰다듬는 걸 좋아한다. 솔직히 쓰다듬 당하는 행위 자체를 좋아한다. 뭔가 따듯한 느낌이 든 달까 키가 커진 뒤로는 많이 없었으니까 .. 조금 어리광 부릴 수도 있고 말이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이 사진을 어떻게 할까 부터 고민했다. 오는 내내 고민했지만 결판이 나질 않았다. 조용히 나만 볼 수 있고 남들은 모르게 어디다가 놔야 되나.. 하다가 침대 머리맡에 책한권이 눈에 띄었다. ‘어린 왕자’ 어딘지 모르게 츠키시마와 비슷한 노란머리를 가진 어린왕자 캐릭터 책이 보였다. 츠키시마는 결심했다. 저 책 사이에 끼워두기로 그렇다면 꺼내보기도 편하고 잃어버릴 염려도 적다는 판단하였다.


‘좋았어!’


 이 뒤로 츠키시마는 간혹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생각이 많아지면 이 사진을 꺼내어 보곤 했다. 볼 때마다 그 때의 감정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그 때의 두근거림, 향기와 분위기는 전 잊혀 지지 않고 오히려 또렷해 졌다. 자신의 모습보다도 그의 모습을 보면서 위안을 얻고 때로는 말도 걸었다. 조금씩 이 두근거림이 그에게로 옮겨갔다. 아니... 원래부터 그 두근거림은 그의 것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마치 자신의 보물인 마냥 조심스럽게 간직했다. 그와의 추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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