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알파 쿠로오 x 우성 오메가 츠키시마 


오메가버스


후회공,일편단심수


츠키시마 임신수 주의 !








더 이상 생각을 하는 것은 무리였다. 걱정끼치기는 싫었다. 자신이 여기에 있지않으면 모두들 곤란해질 것이다. 당장이라도 자신을 이 곳에서 누가 구해주길 바랬다. 하지만 그런 백마탄 왕자님은 어여쁜 공주님에게 가는 법. 자신은 엑스트라에 불과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니 문득 학교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벌떡 일어나 문고리를 열었다. 고요한 복도에 자신의 발소리만 들렸다. 천천히 걸어가 화장실 문앞에 섰다.


‘씻고 학교에 가는거야.. 그리곤 걱정끼치지말자 .. 나는 잘지낸거야.. 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거야..’


속으로 생각하면서 이마를 문에 기댔다. 문에 기댄 이마로 차가운 온도가 느껴졌다.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마를 문에 문대고는 자신도 모르게 말했다.


“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




--부스럭




  섬뜩한 기분에 뒤를 돌아보니 쿠로오의 셔츠로 보이는 옷 한 장정도를 걸친 여자가 서있었다. 아무런 향도 나질 않는 걸보니 베타 같았다. 아 그러고보니 계단을 내려갈때에도 나갈때도 한사람 발자국 소리밖에는 나질 않았다.


둘의 눈이 마주쳤다.


온몸의 세포가 말했다. 피하라고 피할 수있다면..


  그대로 츠키시마는 화장실문을 열고 들어가 문을 닫았다. 이미 다 보여졌지만 준비가 되지않은 쪽은 츠키시마였다. 자신의 알파와 하룻밤을 보낸 베타를 똑바로 볼 자신도 , 자신의 모습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베타는 츠키시마가 흥미로웠다. 알파에 집에 있는 다른 남자, 게다가 자신을 보고 피했다? 흐음 제법 구미가 당기는 한 장면이었다. 게다가 구겨진 얼굴이 꽤나 자신의 취향이었다. 그리고 문득 어젯밤 유흥주점에서 쿠로오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오메가와 같이 살게 되었다고 아직 고등학생이라더라 뭐 그런 얘기를 했던 같기도 하고 .. 술을 잔뜩 마시고는 뻗었었다. 굳이 쿠로오를 데려와서 관계를 가진 것은 베타 쪽이었지만 오메가가 미리 들어와 있을 줄이야. 입가가 씰룩거렸다. 입 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 아~ , 너 여기서 산다는 오메가구나? ”


문가에 다가가서는 입을 가까이 했다.


“ 쿠로오상에게 듣긴 했지만... 듣던대로 풋프흐흐 하하하.. 실례 ~ 앞으로 잘부탁해 ”



  그렇게 한참동안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는 현관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츠키시마는 화장실 안 쪽 문에 기대고 미끄러져 내려오듯 주저앉았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안경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제일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제일 보이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보였다.


 

보여 버렸다.



너무나도 수치스럽고 부끄러웠다. 자신이 오메가라는 것마저 들키고는 사정없이 마음이 난도질 당했다. 비웃음 당하고 신랄하게 비교당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한참동안을 있었다. 터져 나올 것 같은 감정은 꾹꾹 눌러 담았다. 츠키시마가 제일 잘하는 것이었다. 그래 이걸로 된거야 이걸로..


 풀린 다리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애써 받히고 일어나 샤워를 시작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이 샤워기로 흘러나왔다. 보이는 타올로 온몸을 닦았다. 비누칠을 했던가 기억이 잘나질 않았다. 그저 살갗이 빨개지고 드문드문 피가났다. 계속 계속해서 닦아냈다.


‘ 이렇게 오메가도 닦아내버릴 수 있다면 좋을 텐데 ’



 자신이 수치스럽다는 듯 온몸을 벅벅 닦아내고서야 샤워가 끝이 났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무표정으로 안경을 쓰고 옷을 갈아입고 학교로 나섰다. 주변의 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아직도 손끝이 떨려오고 힘이 잘 들어가질 않았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무시해버렸다. 그대로 학교 안으로 들어가 교실에 앉았다.


이른 시각이었는지 아무도 오질 않았다.






쿠로오는 일찍이 가문의 부름을 받고 출근아닌 얼굴 도장을 찍으러 차에 탔다. 미리 예정된 듯한 루트대로 차는 이동했다.


“ 쿠로오 테츠로! 너 언제까지 그럴 꺼야 .. 형님이 아시면 난 정말 죽는다고 ~ 어이 듣고 있는 거냐 ? 내가 죽는다니까 정말 .. 임마 내가 이래 뵈도 처자식이 있는 몸이야 ! 어!! 듣고있ㄴ..”



차에 타자마자 잔소리를 하는 운전기사의 말을 쌍그리 차단하고 남은 잠을 마저 자는 쿠로오였다. 자신이 간밤에 무슨 짓을 했는지 술을 먹은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 늘 그다음은 기억이 잘 나질 않았다. 깨보면 모르는 베타가 눈에 보였고 간밤의 흔적들로 대강 알 수 있었다.



운전기사가 잔소리 끝마다 오메가를 붙이는 걸 보니 .. 아 내일부터인가 오메가와 동거하는 날이었던가. 날짜를 잘 세지 않아서 다가오는 건 알았지만 언제인지는 잘 몰랐다. 대충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다시 자기위해 눈을 감았다.


'아 귀찮아 으으 '




  야속하게도 학교가 끝나면 츠키시마는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밤새 고통 받았던 집으로 말이다. 눈가가 쾡 해진 츠키시마를 보고 야마구치는 걱정했다. 괜찮은 거냐고 조심스럽게 물었지만 그저 고개만 절제 절레 내져었다.


" 집으로 먼저 가야할 거같아 미안 야마구치"



이내 집으로 간다고 짧게 돌아오는 대답을 했다. 야마구치에게는 보이고싶지 않았다. 지금 자신의 모습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금방 집에 다 다른거 같았다.


‘ 하아..’



절로 한숨이 나왔다. 우선 형에게 문자로 택배로 보내지 못한 짐은 나중에 가지러가겠다고 보냈다. 오늘 가서 보지 못해 미안하다고도 보냈다. 그리고 이번에는 양옆 왼쪽 오른쪽을 잘 살폈다.이어서 들어가는 대문입구 앞에 주저앉아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학교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버텼지만 그 이후는 너무나도 힘들었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겨웠다. 하지만 버텨야했다.



 무릎을 매만지고 다시 일어나 집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아무도 없는 듯했고 좀 있다가는 택배로 짐들이 도착했다. 츠키시마의 짐은 어차피 얼마 없어서 상자 하나를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무언가 몰두할 것이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내 엉엉 울어버릴 것 같았다. 상자를 열어 자신의 짐을 정리하고 구석구석 청소를 했다. 문 밖으로 나가보니 집이 한참 어지럽혀져있길래 그것마저도 청소했다. 간밤의 정사가 그대로 유추되는 모든 것들을 청소했다.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구고 침대에 누웠다.



 이 곳만은 지키고 싶다는 듯이, 여기만은 들어오지 말라는 듯이 ..



 이불을 덮고 누운 자리는 너무나도 차가웠다. 온 몸이 따가웠다. 실제로도 아침에 샤워로인해 난 상처가 옷에 쓸려왔다. 차라리 상처가 났으면 좋았을 것을 , 그걸로 아팠다면  좋았을 것을.. 츠키시마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간 밤에 잠도 자지 못했지만 잠이 오지않았다. 잊고 싶었다. 간 밤의 모든 일들을..


chi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