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알파 쿠로오 x 우성 오메가 츠키시마 


오메가버스


후회공,일편단심수


츠키시마 임신수 주의 !







혼자 남겨진 츠키시마는 온몸이 너무나도 아팠다. 혹시 자신이 민폐를 끼치고 있지는 않을까 하여 최대한 빠르게 목욕을 마쳤다. 몸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그래도 시간이 꽤 걸렸다.


젖은 몸을 닦으려고 타올을 찾았다. 걸려있는 흰색 타올을 보자 괜히 만질 수가 없었다. 


' 이 더러워지잖아 더러운 년 - '


귓가에 아직도 그들의 목소리가 웅웅 들리는 것만 같았다.


‘ 내가 더럽히는 건 아닐까 이것마저도’


잠시 고민했다. 고개를 숙이고 타올 앞에서 주저했다. 그러자 앞쪽 문이 쓱하고 열리면서 아카아시얼굴이 나타났다. 수건 끝을 잡고 고민하는 츠키시마를 보고 휘적휘적 걸어들어왔다. 그리고는 타올을 잡아 빼선 츠키시마에게 둘러주었다.


“ 감기 걸려 얼른 나와서 치료받아야지 ? 많이 다쳤잖아  ”


그대로 그에게 이끌리다 싶히 밖으로 나왔다.


 침대로 눕히더니 이 곳 저 곳 상처에 연고를 발라 주었다. 말이 없어서 무서웠지만 그의 따듯한 페로몬이 마치 형의 페로몬과 비슷했다. 자신을 걱정하는 듯한 따스한 페로몬은 츠키시마를 안정시켰다. 그러다가 문득 자신이 아무 옷도 입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연고를 바르다가 그..점점 그곳 근처로 손이 가버렸기 때문이다.



“ㅈ..저 여기부턴 ㅈ..제가 ”


사실 무슨 염치로 이런 발언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정적을 깨는 첫마디가 겨우 이거라니..


“ 아 .. 그런가.. 미안 집중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 난 아카아시 케이지 ..라고 한다.. 쿠로오 일이라면 이미 내가 연락을 해두었으니까..난 알파긴 하지만 열성이라 거의...”


순간 쿠로오의 이름이 나오자 급격히 어두워지는 얼굴을 보고 황급히 안심시키려고 말을 시작했다.


“ ㅇ.. 어 그게 걱정마 그냥 어.. 그러니까 별말 안했어 .. 아프니까 ..어..음...본가에 대려다준다고 그렇게 말했으니까 걱정마..”



젠장.. 방금 엄청 보쿠토처럼 말한 것 같았다.



 고개를 푹 숙이고 상처투성이인 몸에 노란 머리통이 눈 앞에 보였다. 축 쳐진 병아리 같다고 생각했다. 그 머리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어라?


쓰다듬는 손길에 움찔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츠키시마와 눈이 마주쳤다.


 자신도 모르게 츠키시마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순간 사촌 여동생이 울면 쓰다듬어주던게 버릇이 돼서 그만 .. 그래 복잡한 생각을 그만 두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걸 계속했다. 살짝 젖었지만 보드라운 머릿결을 따라 머리를 쓰다듬었다.






 쓰다듬..


츠키시마의 형이 자주 그를 쓰다듬어 줬었다. 그가 슬플 때나 기분이 우울할 때 , 귀신같이 알아차리곤 했다. 그리고 지금 비슷한 향기까지 그를 감싸자 그동안 마음 속에 꾹 담아왔던 감정들이 일렁였다. 조금 흔들리는 듯 하다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서럽고 외롭고 자신이 더러워진 것을 자신이 제일 슬퍼했던 쿠로오에 대한 원망도 좋아함도 모두 한 번에 몰아치듯 터져 나왔다. 왜인지 말해도 될 것 같았다. 자신의 속마음을 이 사람에게는 들켜도 될 것 같았다.


심지어 나쁜 짓을 당할 때에도 , 무시와 조롱을 받을 때에도 절대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츠키시마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 ㄲ..끄흡..ㅎ..흐윽 ... ”

 

한 번 시작된 눈물은 하얀 볼을 따라 아니 이제 막 연고를 바른 상처를 따라 흘러내렸다.


“흐으.. 저... 저.. 쿠로오씨를... 좋아해서 흐흡 ㄲ ..그래서.. 따라...흐흑끄 와...왔는데 ”


두서없이 말을 이었다.


“ 저..저는.. 흐흡..흐 오메가.. 오메가라서 ... ㄱ..흐으으 그래서 .. ”


서럽게 우는 아카아시는 츠키시마가 가여웠다. 쓰다듬던 손을 뒷통수에 멈추고 자신의 품으로 들어오게 했다.


“ 괜찮아 니가 오메가인건 니 잘못이 아니야.. 니 잘못이 ... 아니야.. ”


 츠키시마가 한참을 서럽게 아카아시 품에서 울었다. 달래주듯 등을 토닥거려주고 얼굴을 닦아주었다.

이윽고 아카아시 전속 의사가 와서 츠키시마를 진찰했고 살짝 놀라는 듯했지만 자연스럽게 체혈을 하고 영양제를 링거로 놔주었다.



 체혈 결과는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 아직 히트사이클이 오지 않아서 괜찮았지만 혹시 몰라 피임약도 따로 받았다. 호르몬제, 항생제, 피임약, 진통제 알약 4개를 한꺼번에 삼켰다. 아마도 알 수없는 약물을 복용한 부작용으로 간헐적인 오한, 복통이 올 것이라고 했다. 최대한 안정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면 된다고 당부했다. 당분간은 호르몬제를 먹고 향후를 지켜봐야한다고 했지만 아직 어리고 우성이라 회복이 빠를 것이라고 위로도 해주었다.



 그날 밤은 의사가 말했던 부작용인지 몸이 자꾸만 마음대로 덜덜 떨려왔다. 어차피 자기 침대라며 안심시키고 츠키시마가 잠이 들 때까지 옆에서 등을 토닥거려주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왜 인지 평소보다도 더 개운하게 잠을 잤다고 느꼈다.하지만 한 편으로는 쿠로오 생각이 났다. 또 집 더러워졌을 텐데.. 늘 청소는 제 몫이 였으므로 가만히 있으려니 몸이 좀 쑤셨다. 츠키시마는 하루정도 더 경과를 보고 돌아가기로 말을 해두었다.



 우성의 몸은 놀라웠다. 회복능력이 확실히 열성보다는 뛰어났다. 겨우 하루였지만 상처는 조금씩 아물어 갔다. 흉터는 없어지지 않았지만 몸이 전보다 가벼워졌다고 느꼈다. 조금씩 밥도 먹고 몸은 회복을 잘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회복이 필요한 것은 츠키시마의 마음이었다.


자신을 강간했던 무리들이 쿠로오의 곁에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온몸이 다리가 무수히 달린 지네가 몸을 기어 다니는 느낌이 났다.


밤에는 그 날의 기억들이 귓가에 등 뒤로 맴돌아 떠다녔다. 곁에 아카아시가 없었다면 아마도 무슨 짓을 했을지 몰랐다. 그리고 가장 생각하기 싫었던, 애써 무시하고 있었던 결론에 봉착했다.


나는 그와 어울리지 않아. 애초에 알고 있었다.


쿠로오에게 필요한 것은 오메가였고 아니, 아이를 낳을 오메가였다. 자신은 그저 그 자리를 채울 뿐이었다. 머리론 수백 번도 더 넘게 이해했었다.


그의 옆에는 늘 다른 사람이 누워있더라도 자신은 그 대상조차 되지 못하더라도 참을 수있었다. 자신만 참으면 된다고 그렇게 쿠로오를 붙잡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알파에게 범해진 오메가라니.. 그런 보기는 애초에 쿠로오의 선택권 안에 들지도 못 할 것이다. 나는 오메가라는 형질 때문에 그의 범주 끝머리에 서 있다가 바로 강간당하던 날 밀려 벗어났다.

만약 쿠로오가 알게 된다면.. 용납하지 않을 게 분명하다. 더러워진 나를, 더러운 자신을


아랫배에서 복통이 느껴졌다. 배안에서 알싸하게 퍼지는 고통이 익숙할 법도한데 아팠다. 고통이 수반될 때마다 자신이 강간당했음을 떠 올리게했다. 사람들의 그림자가 무서워졌다.


그리고 끄끝내 도달한 마지막 정류장처럼..


그래, 나는 그를 떠나야했다. 떠나는게 맞았다. 적어도 머릿속으로는 그렇게 결정했다.


*


점심 때 쯔음에 슬며시 아카아시가 말을 꺼냈다.


“ 츠키 혹시 단거 좋아해? 원래 우울할 때는 단거 먹어야 되는데 안그래요? ”



은연중에 츠키시마를 애칭으로 부를 정도로 가까워진 아카아시였다. 하지만 또 보쿠토처럼 존대말 , 반말을 섞어서 했다는 건 인지하지 못했다.



츠키시마는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고 단 걸 좋아하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카아시의 리드로 늘 오던 디저트 가게로 오긴 했는데.. 아카아시는 등에서 땀이 났다. 사실 여기서 먹어본 메뉴가 몇 개 되지 않았고 사촌 동생이랑 오던 버릇에 자기도 모르게 이 가게로 끌고 들어온 것,..


이러한 아카아시의 걱정과는 다르게 츠키시마는 딸기 쇼트케이크를 골랐다. 아카아시는 같은 걸로 하나 더 주문을 하고 안도했다. 케이크가 나오고 아카아시가 주로 이야기를 이끌었다. 이외로 츠키시마도 자신의 가족이야기라던가 학교이야기를 조잘조잘 잘 말해주었다. 가족이랑 다 같이 외식을 한 얘기라던가 딸기 쇼트케이크를 간식으로 자주 사주셨다고 했다. 아파서 학교에 나가지 못해서 아쉽다던가 어차피 소풍이라 자신은 가지 못하니까 상관없다는 얘기도 했던 것 같다. 아카아시도 오메가가 학교 활동에 제약이 있는 줄은 몰라서 관심가지며 맞장구 쳐주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했다.


“ 근데 츠키.. 츠키는 그 개샊 ...쿠로오 언제부터 좋아한 거야..? ”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으로 물어본 것이었는데 혹시 상처를 받진 않을까 얼굴을 살폈다. 츠키시마는 그냥 언젠가부터 좋아하게 됬다고 포크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괜한 딸기를 건드리면서 말했다. 딸기가 유난히 쓰게 느껴졌다.



사실 아카아시는 츠키시마를 말릴 생각으로 말을 꺼냈지만 이미 자신이 무언가 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음을 깨달았다.하지마나 의외로 대답은 츠키시마 쪽에서 먼저 나왔다.


"떠날꺼에요.. 쿠로오씨..한테서.. 아카아시씨는 친구니까.. 옆에서 잘.. 부탁드려요.."




감정을 숨길 때마다 츠키시마 하는 행동이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다른 곳을 쳐다보고는 무표정을 짓고 대답했다. 그리고 이어서 그런 표정과는 다르게 동요하는 듯 손이 꼼지락 거렸다. 자리를 일어날 때쯤 츠키시마는 답지 않게 안경을 자꾸만 매만졌다. 입이 달싹거리고 손이 꿈틀거렸다.

아카아시는 놓치지 않고 그가 말을 할 수 있게 기다려주었다.


“ 저..그... 그게.. 고맙습니다.. ”



말을 꺼내는 얼굴이 빨개졌다. 아카아시는 그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해 웃음이 났다. 고맙다고 머리를 숙이는데 보이는 노란 머리통이 보였다. 그게 또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직 몸이 다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츠키시마가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전하고는 나갈 채비를 했다. 옷도 전부 다 빌려 입은 상태라 미안하기도 했고 혹시 쿠로오가 본가에 연락을 했다면 가족들이 걱정할 것 같기도 했다.



아카아시는 데려다주려고 했지만 극구 거절했다. 쿠로오씨와 있는 걸 보이고 싶지 않다나.. 아무래도 혹여나 츠키시마는 다른 베타가 집에 있을 가능성을 고려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랬지만 마음으로는 자신을 기다리진 않았을까 조금 기대했었다. 아카아시의 차를 타고 경호원을 데리고 집으로 걸어가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츠키시마는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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