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오자마자 쉬느라 잊어버렸었네요 ㅠㅠㅠㅠ

전 제가 잘써서 올렸다고 생각했어요 ㅠㅠ 꿈이었나봐요 ㅠㅠ
지각 죄송합니더 ㅠㅠㅠㅠㅠㅠ

오천자 !.




솔직히 말하면 잦은 다툼이 늘 있었던 둘이었다.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보쿠토에게 이것저것 손가락질하며 가르쳐주던 아카아시는 매번 보쿠토의 안일한 점을 꾸짖곤 했다. 양말은 뒤집어 놓지 말라니까, 집에 도착하자마자 보쿠토상 양말부터 뒤집어야겠습니까?, 말은 그렇게 해도 잔뜩 지쳐 겨우 몸을 씻어내리고 쓰러지듯 누워있는 보쿠토를 아카아시도 알고 있었다. 웅얼웅얼 아카아시의 말에 대답하는 보쿠토는 아카아시의 잔소리를 기억하고 있었다.

" .. 괜찮으니까 주무세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카아시는 잠이 와 눈을 꿈뻑이는 보쿠토를 바로 눕혀주기도 했고, 언제부터였는지 옆을 차고 들어와 자리를 따듯하게 해주기도 했었다. 정신을 차려보면 늘 아카아시가 곁에 있어왔고 솔직히 앞으로도 그럴줄 알았다.

같이 덮던 이불한자락도 보쿠토에게는 아카아시를 상기시키는 물건에 불과했다. 손에 놓지 않았던 핸드폰에서는 '없는 번호' 라며 자동응답기가 틀어져나오고 , 일순간에 보쿠토는 아카아시를 잃어버렸다. 잊어버리지 못했기에 잃어버린 공허함이 들었다.

" .. 왜.. "

왜 나를 떠난거야.
왜 그렇게 가버린거야.

아직 묻지 못했던 말들이 수두룩 목아래를 간질였고 보쿠토는 갈곳을 잃고 작은 방테두리 안에서 방황했다. 아카아시의 남은 잔재가 사라질까 함부로 문을 여닫지 못했다. 그가 사라지고 나서 할수 있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못내 좋아하던 배구공 조차도 아카아시가 사라진 뒤론 방해였을 뿐.

텅빈 눈을 뜨고 닥달하는 매니저의 부름에 등떠밀려 나갔던 대회는 ' 보쿠토 코타로의 슬럼프 ' 라는 거대한 헤드라인기사로 돌아왔고 도무지 보쿠토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란 없었다. 보쿠토의 넘버, 4번, 에이스, 에이스라며 스포츠 기사를 장식했던 보쿠토의 슬럼프. 왁스도 바르지 않고 축 쳐진 은 회색 머리칼을 드리우고 벤치에 앉아 있는 4번, 헤드라인의 대문사진으로는 이보다 더한 가쉽거리가 없었다.

가장 의문이 남는 구석은 ' 왜 , 어쨰서 ? ', 그렇다할만한 이유도 찾지 못한 상태로는 회북불능.

벤치멤버로 에이스의 자존심을 콱  죽여버린 보쿠토는 비가 오던 그날 , 다시 잃어버렸던 아카아시를 찾았다. 잊어버리지 않기를 잘했다고 , 마주한 얼굴과 손끝이 상상했던 기억했던 그대로였기에 보쿠토는 아카아시를 찾아냈다. 기억하던 까만 머리칼에 , 까만 속눈썹이 너무도 아카아시였다.

" ...으..여..기.. "

버스에 올라서마자 기절하듯 쓰러졌던 아카아시가 탄 버스는 얼마 가지 못하고 갓길에 정차해있었다. 타지이기에 타지인이 쓰러진 상태로, 구급차를 기다리던 버스안에서 보쿠토는 아카아시가 기억하지못하는 재회를 했다.

" 병원이야 아카아시 "

누가뭐래도 아카아시의 손바닥을 마주 잡고 있었다.

" 더 누워있어야 한대 , 아카아시 몸이 많이 상해서 .. "
" .. 경기..는요 "
"  일어나지 말고 누워있으라니까 "

눈동자의 흔들림은 두사람의 재회였다.

" 아카아시 ! "
".. 하?.. 경기는요 , 경기는 어쩌꾸 여기에 계신겁니까 "

어차피 벤치멤버인걸, 입술을 물어버린 보쿠토의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고작 하는 말이 경기 얘기라니, 남의 속도 모르고.

아카아시는 붙어있으려는 그를 더이상 떨쳐낼 여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아직도 내리는 빗소리가 천장을 두드리는 소리를 내고 둘은 빈 병실안에서 언성을 높혀갔다. 안그래도 국가대표로 선발된지 얼마 되지 않아 몸컨디션조절을 해야하는 시기인 그의 몸을 습관처럼 스캔해버린 아카아시는 그에게 손이 잡혀있는지도 깨닫지 못했다.

" 나한테 할..말.. 없어? "

잡혀있는 손이 거슬리기 시작했다.

" 말해 아카아시 , 내가 싫어진거야? "

잡힌 손에 힘을 풀어버리는 아카아시는 말없이 눈을 내리깔았다. 그가 싫어졌을리가, 말도 안되는 소릴. 잡힐 손이 그리워서 멀리 떠나오려 했던 상황이었다. 지금처럼, 그에게 콕 잡혀버릴까봐. 그게아니면 그를 도리어 잡아버릴까봐. 아카아시는 몸을 떨었다.

" ..."

그러고보니 갑자기 사라져버린 아카아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었다. 특히나 그가 그렇게 외치고 있는 것처럼. 그가 싫다는 표현은 단한번도 내뱉지 않았다. 평소처럼 잔소리를 하다, 그렇게 잠이 들었던 그를 조용히 떠나가버렸던 아카아시는 포스트잇의 작은 종이에 ' 이별 ' 을 적어내렸다. 관심이 모아지는 , 광고계의 러브콜까지 들어오고 있는 보쿠토에게 쏠린 이목이 부담스럽기라도 했던 걸까.

보쿠토의 팬이라면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둘사이 ,

" 시..싫.. "
" 아카아시 , 잘들어 "

마지못해 고개를 올려 눈을 마주하는 두사람, 아카아시는 병실안 얇은 이불 아래에서 조금씩 몸을 떨었다. 사실을 말해야할까. 말 한다면 ..

" 제대로 말해 , 나 정말 다신 ..찾지않을거야"

보쿠토의 얼굴이 , 홀쭉해진 볼이 아카아시에게는 가여웠다. 어쨌거나 이별, 이별은 혼자만 하는게 아니었다. 혼자서만 견디고 있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혹독하게도 이별을 겪고 있는 얼굴로 나선 보쿠토의 목소리가 아카아시에게 닿았다.

언제나 밝은 사람일줄 알았다.

배구에 목숨이라도 걸만큼 그에게 중요하다고 , 분명 배구는 보쿠토에게 중요한 것임은 틀리지 않았다. 아카아시는 그저 그에게 소중한 배구를 그에게서 지켜주고 싶었다. 아카아시가 계속 곁에 있으면 , 하고싶은 배구같은건 ..

" 보쿠토상은.. 배구.. 좋아하시니까 "

스스로 면죄부를 갖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은연중에 나온 속마음이 , 도망쳐버렸던 이유였다. 그에게서, 그의 배구로부터 도망쳤던 아카아시는 누군가로 부터 [발신자 표시 제한] 으로 문자를 받곤 했었다. 은행 대출같은 스팸문자였다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날이 선 문자들은 아카아시를 잔뜩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빼앗을수는 없었다.

" 아카아시 , 나는.. "

고개를 떨구어버린 작아져버린 보쿠토, 허망하게도 울리는 눈동자가 의기소침한듯 떨렸다.

" 아니야. 다신 보지않는..다는 건.. 말도 안돼. 나는..그러니까.. "

너를..

아카아시의 병원복 옷자락을 움켜쥐고 고개를 떨구는 그의 머리카락 한올이 아카아시의 침대 보위로 툭 떨어졌다. 아침이 되어 보쿠토가 일찍이 러닝을 하러 갈때면, 이부자리에 남아있던 향기에 몰래 얼굴을 그의 베개에 부볐었다. 그러면 지금처럼 한가닥 씩은 떨어져있었는데, 보쿠토상 머리카락..

".. 싫어..하지 않아요 "

너무도 그리워서, 사실은 너무도 보고 싶었다. 그에게서 나는 살냄새가 생각이나서 도무지 참을수 없을 지경이었다. 아카아시가 먼저 힘이풀린 보쿠토의 품을 파고 들어 안겼을 때,

쏴아아아

하는 빗소리가 정적을 가르고 병원창가로 들려왔다. 후두둑 내리는 빗줄기가 다시끔 굵어지면 우르르르 하고 천둥소리가 들렸다. 간혹 크게도 번쩍하고 번개가 내리치고 , 둘은 빗소리에 놀라 움찔하면서도 서로를 놓지 못했다.

".. 죄송합니다.. 보쿠토상..걱정..끼치고 "

아까부터 말이없는 보쿠토, 안긴 어깨맡이 적셔질 정도로 고개를 파묻고있는 그의 흰 머리칼을 잘게 쓰다듬었다. 제 업이겠거니하고 도망쳐버려선 안되는 일이었는데

" .. 아카..아시.. "

헐떡이는 숨소리,

" .... 많이 우시네요 보투토상 울보쟁이 "

소매끝으로 젖어버린 보쿠토의 얼굴을 꾹꾹 눌러버리고 살갑게도 잔소리를 시작했다. 밥도 안먹고 있었어요?, 반찬 다 해두고 갔는데, 보쿠토상이 좋아하시는 불고기도 있고..,

" 가슴이 너무.. 시렸어. "

투정부리듯 울음이 섞인 보쿠토의 말에 아카아시는 매정해지지 못했다. 이미 드러나버린 마음은 꾸역꾸역 남은 공간을 모두 채워버려서 더이상은 숨길수 없게 되어버렸다.

" 보쿠토상이 싫었던 적은 .. 한번도 없었어요 "

끅끅, 울음을 참는 동안 숨을 얕게 내쉬는 보쿠토는 뒤이어 말해오는 아카아시의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엔 장난처럼 가볍게 무시했던 시절부터 점점 지나친 문자내용과 배달되어온 소포에서 발견한 칼날. 아카아시와 보쿠토의 사이에 대한 일방적인 폭력이었다.

남의 권리를 침해한 순간부터 표현은 자유가 아니라 폭력이다.

이제막 꽃을 피우려는 보쿠토에게 , 국가대표로 나서는 경기전까지 무슨일이든 생겨버린다면 그것만큼 아카아시를 위협하는 일은 없었다.

" .. 그래서 번호도 바꾸고.. "

아카아시는 보쿠토의 목덜미를 사근사근 쓰다듬었다. 배구가 없는 그의 모습은 상상조차 해본적 없었던 아카아시에게는 오로지 한가지의 선택지만이 눈에 띄게 보였다.

"... 정말로.. 죄송해요..저는.."

이제는 아카아시마져 눈을 적시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말하고 나열해보니 터무니없는 발상이었다. 그에게 알리지도 않고 무서움에 도망쳐버린 꼴, 뒤돌아 살펴보니 드러나는 헛점에 덜컥 눈물이 났다.

".. 경기.. 아직 이니까.. "

오늘은 아마도 원정경기, 국가대표로 뛸 경기의 바로전 중요한 경기중 하나였다. 아카아시는 보쿠토의 얼굴을 두손으로 부여잡고 그와 코를 맞대고 눈빛을 가까이 했다. 울고 있다고 해서 당장의 일이 없어지진 않으니.

빨개진 코를 하곤

" 잘 할수 있죠? 보쿠토상 "

비록 조금 늦긴 했어도 , 돌아오긴 했어도 아직은 지각수준이었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보쿠토의 몸이 가볍게도 움직였다. 병실에 남아 있어야 하는 아카아시, 그의 손을 꾹 붙잡고 가슴으로 당겨 안아보다 슬며시 잡은 손을 놓아주었다.

" 이제 가세요 , 에이스 "

고교시절 같은 배구부였던 아카아시와 보쿠토만이 아는 익숙한 말투, 서브를 내리치기전 세터였던 아카아시가 보쿠토에게 늘 하던 말이었다. 에이스- , 보쿠토는 눈썹을 찌푸리다 이내 고개를 끄덕끄덕 머리카락이 날릴정도로 끄덕였다.

그리곤 어쩐지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다다다 뛰어가는 소리만이 병원 복도에 울려퍼졌다. 달리기 금지 라고 쓰여진 병원 복도벽에 붙어있는 포스터한장이 민망하게도 보쿠토는 아카아시가 창문으로 밖을 확인할 때까지 앞을 향해 뛰고 있었다.

우산도 없이 뛰어가나 했지만.

이제는 보슬보슬 , 안개처럼 내리는 빗줄기가 한순간에 하늘을 점령하고 있었다. 천둥이 치고, 번개가 내리고, 마음껏 움푹 땅을 패이게하던 빗방울은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사뿐히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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